본문 바로가기

아름다운 시

인도의 시성 -라빈드라나드 타고르- 《동방의 등촉(燈燭)》

동방의 등촉(燈燭)

-라빈드라나드 타고르-

 

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

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

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

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.

 

마음엔 두려움이 없고

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

지식은 자유스럽고

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

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

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

지성의 맑은 흐름이

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는 곳

무한히 펴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

 

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

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.

 

192942일자 동아일보에 발표된 자유시이다.

당시 주요한(朱耀翰)의 번역으로 실린 이 시는 동방의 등촉(燈燭)또는 동방의 불꽃이라는 제목으로도 소개되었다.

1929년 인도의 시성(詩聖) 라빈드라나드 타고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동아일보기자로부터 한국 방문을 요청받았으나 응하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대신하여 동아일보에 기고한 작품이다.

 

 

 

'아름다운 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이육사 시인의 청포도  (2) 2017.07.08
천상병 시인의 아침  (14) 2017.04.07
김 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  (20) 2017.03.08
정지용님의 향수  (23) 2017.02.27
정몽주의 단심가  (14) 2017.02.12