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 시
이육사 시인의 청포도
happy full
2017. 7. 8. 00:27
청포도
이육사
내 고장 칠월은
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.
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
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
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
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
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
청포(靑袍)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,
내 그를 맞아, 이 포도를 따 먹으면
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.
아이야,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
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.
나라를 잃고 먼 이역에서 고국을 그리는 안타까움과 향수,
그리고 암울한 민족현실을 극복하고
밝은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는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입니다.